Page 43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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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27호 | 특집 | 성철대종사 열반 30주기 추모 학술대회 : 제2주제
성철선사 상당법어 『본지풍광』의 특징
신규탁•연세대 명예교수
1.
성철性徹 선사는 1912년에 태어나 1936년(25세) 동산東山(1890~1965) 스님
을 은사로 해인사에서 득도得度하여 사미沙彌가 되고, 1937년(26세) 범어사
금강계단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그러는 동안 많은 수행과 법문과 교화에
힘쓰다 1993년 11월 4일(82세)에 입적하셨다.
선사가 활동했던 지난 세월,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파란만장했다. 선사
가 사문으로 출가 생활을 시작한 당시 한반도는 일제강점기로, 조선 전래
의 불교 역사, 사상, 의례, 출가자의 공동체 생활, 재가자의 신앙 등에 많
은 변화가 생겼다. 특히 조선 이래 전승된 교육 시스템인 강원은 동력을 잃
어 갔고, 승가 공동체에는 대처승이 공인되는 변화가 있어 참선 수행 공동
체는 해체되어 갔다.
해방 후, 이 모든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밀려들었다. 1962년 5월 <불
교재산관리법>의 공표로 그 법에 따라 1962년 12월 ‘대한불교조계종’으로
소위 화동和同의 교단을 구성했지만, 내적 갈등은 여전하여 끝내는 법정 공
방으로 치달았다. 1969년 대법원이 조계종의 종권이 비구승에게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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