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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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맥은 법의 계승 및 정체성에 대한 문제이다. 이와 같은 법의 전수傳受에
             대한 것을 학문적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성철 법맥에 대한 문제는 현대불교사, 조계

             종단사에서 간과할 수 없는 대상으로 본다. 필자는 성철의 법맥 중에서 성

             철이 받은 법의 문제만을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한다. 성철의 법맥은 용
             성–동산–성철로 계승되었다는 내용을 살펴보려고 한다.



                성철의 법맥 인식



               불교사와 선종사에서 법맥의 인식 및 계승의 문제는 중요하다. 법맥에
             대한 개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전법을 주고받은 당사자 간의 문헌인 ‘전

             법게문’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전법게문은 없었지만 구술과 유품의 전

             달을 전법으로 고려한다. 셋째, 전법을 받은 당사자의 계승의식을 고려해
             야 된다. 넷째, 전법의 증거는 부재하지만 스승의 사상을 실천하려는 행보
             를 하는 사례이다. 다섯째, 법맥과 전법은 승단의 공론화 및 역사가의 판

             단을 거쳐야 한다.

               이 전제에서 성철은 법맥 계승을 어떻게 인식하였는가를 살핀다. 성철
             은 1976년, 해인사 방장 시절 『한국불교의 법맥』(해인총림)을 발간하였다.
             그는 그 책의 ‘사법전등嗣法傳燈’에서  승가에서의 스승을 득도사와 사법사

             로 구분하면서도, 사법사를 중요하게 여기고, 법을 이은 스승의 계통인 법

             맥·종통을 사법전등으로 정의했다. 그러면서 법맥의 전승을 법을 전해주
             고 받는 당사자가 ‘친승기별親承記莂(수기 및 게문 등)’하여 ‘이심전심以心傳心’
             을 생명으로 성립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법맥 종통은 제3자가 관여하거

             나 변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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