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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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본인이 정리해서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성철선사의 여러 법문이나 강
          의를 담은 서적을 통해 독자들이 미루어 짐작할 수는 있다. 그런데 본 발
          표자는 ‘사법’에 대한 성철선사 자신의 언급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성

          철선사의 ‘사법’이 궁금한데, 이런 궁금함은 구산선사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어디까지나 필자의 가설인데, 성철선사는 ‘스승 없이 선 수행’을 한 것이
          아닌가? 설사 스승 내지는 좌선의 외형적 자세 등을 일러주는 스승은 있
          었더라도, 소위 ‘제자의 선 체험을 점검해 준 스승’은 없었던 게 아닌가? 성

          철선사는 스승에게 ‘점검 받는 인가’의 방식이 아닌, 옛 선배 조사祖師께서

          남긴 말씀 즉, 어록을 통해 스스로 점검한 것이라는 걸 이번 학회에서 발
          표했다.
           선종의 전통에서는 제자는 자기의 체험을 스승에게 점검하는 방식으로

          사법嗣法하는 것인 전통인데, 성철선사는 그것을 스스로 하는 과정에서 화

          두가 제대로 들리는지 점검하는 방법으로 ‘동정일여·몽중일여·오매일
          여’를 활용한 것이 아닌가? 즉, 어느 경우에나 화두가 한결같이 들리는지
          를 점검하는 것이다.

           이렇게 화두를 항상 참구하고, 그렇게 하여 뭔가의 선적인 체험이 생기

          면 그 체험이 선종 역대 조사들이 전하는 제대로 된 체험인지를 확인하는
          점검이 필요하다. 이건 발표자 생각이지만, 당시 불교계의 상황으로 그런
          점검을 해 줄 선사가 없었다고 본다. 부득이 성철선사는 역대 명안 조사들

          의 어록으로 자신의 선 체험을 스스로 점검했다. 성철선사는 해인총림의

          방장으로 초빙되기 이전의 긴 세월, 여러 암자와 선방 수행 생활에서 체험
          하고 확인했다고 생각된다.
           이미 성철선사에게는 화두 수행을 통해서 깨침을 얻었고, 그 깨침을 역

          대 조사의 선어록 독서를 통해 자신의 깨침이 역대 조사들의 깨달음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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