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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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세 사례의 특징을 말하면
             다음과 같다. (1) 고려 초 각운선사
             의 경우는 『선문염송집禪門拈頌集』에

             등장하는  화두의  출전을  밝히기도

             하고 때로는 화두에 붙은 염拈이나
             송頌 등을 이치적으로 해설하고 있

             다. 『벽암록』의 체제로 비교한다면
             평창評唱과 형식이 유사하다. (2) 조

             선 후기 백파선사의 경우는 ‘임제의
             삼구三句’라는 ‘백파 자신의 공식’을
             활용하여 화두와 그 화두 붙은 염拈이               사진 5.  고려 후기 각운이 스승 진각혜심의 『선
                                                     문염송』을  풀이한  『선문염송설화』의
             나 송頌을 ‘차등화시켜 해석[판석判釋]’                  표지. 사진: 학국학중앙연구원.

             하고 있다. (3) 현대의 성철선사의
             경우는 필자의 기존 연구에서 이미 밝혔듯이 “화두 참구를 권하여 학인들
             이 자신의 본분을 스스로 체험하게 했다.”고 본다.

               상당법어는 3단락 구조로 구성되는데, 제1단락에서는 법의 주제를 청

             법 대중에게 제시하고, 제2단락에서는 그렇게 제시된 주제를 대중들이
             제대로 알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또는 제대로 알게 하려고 역대 선사
             들의 화두와 기연을 활용한다. 그러면서 사이사이 이렇게 ‘활용ʼ한 조사

             의 언구言句조차 성철선사는 자신 짧은 착어로 자취를 털어버린다. 마지

             막 제3단락에서는 이제까지 성철선사 자신이 인용한 옛 조사의 언구 및
             지금까지 자신이 수행자를 지도하기 위해 사용한 언어에 집착하지 않도
             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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