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1 - 고경 - 2023년 12월호 Vol.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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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하게 된다.
한편 석두희천의 다른 제자인 천황도오天皇道悟로부터 용담숭신龍潭崇
信-덕산선감德山宣鑒-설봉의존雪峯義存의 법계가 출현하였다. 설봉의존의
제자인 운문문언雲門文偃이 운문종雲門宗을 세웠고, 설봉의 다른 제자인 현
사사비玄沙師備-나한계침羅漢桂琛 계열에서 나한계침의 제자인 법안문
익法眼文益이 ‘오가’의 마지막인 법안종法眼宗을 창립하였다. 이러한 ‘오가’
를 남종선을 계승한 조사선祖師禪이라 칭하고, 한편 남종선을 ‘전기 조사
선’, 오가의 성립과 활동을 ‘분등선分燈禪’ 혹은 ‘후기 조사선’이라고 칭하기
도 한다.
앞에서 위앙종과 임제종의 선사상과 종풍 등을 논하였는데, 이제 세 번
째로 출현한 조동종의 선사상과 종풍, 그리고 제접법을 고찰하고자 한다.
흔히 후대의 선가에서는 ‘임제장군臨濟將軍 조동사민曹洞士民’이라고 칭하는
데, 이는 임제종과 조동종의 선풍을 비교하는 것이다. 임제종은 학인들의
제접에 있어서 장군의 풍모처럼 과격한 가풍을 보이지만, 조동종은 글을
읽는 선비나 정성스럽게 농사짓는
농부처럼 행한다는 의미이다. 그에
따라 『인천안목人天眼目』 권3에서 조
동종을 “가풍이 세밀하고, 언행言
行이 상응하며, 기연機緣에 따라 사
물을 이롭게 하며, 언구言句에 따라
1)
학인을 제접한다.” 라고 평가한다.
이러한 조동종은 바로 동산양개
사진 1. 동산양개 선사.
1) [宋]智昭集, 『人天眼目』 卷3(大正藏48, 320c), “曹洞宗者, 家風細密, 言行相應, 隨機利物, 就語
接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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