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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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이 올라오게 되는데, 여섯 번째 절기인 곡우穀雨를 전후하여 이 어린
             잎으로 녹차를 만들면 우전雨前이라 하여 귀하게 여긴다.



                불교와 선차문화禪茶文化



               사찰에서 차茶는 부처님께 올리
             는 신성한 음료요, 수행자들의 심

             신을 맑게 하는 동반자이다. 물론

             차가 가지고 있는 약성으로 체했을
             때나 감기 기운이 있을 때는 상비
             약으로도 사용되었다.

               불교 안에서 차의 역사는 오래되               사진 2. 차나무의 차꽃.

             었다. 당대唐代에는 선불교 일환으
             로 끽다喫茶라 하여 선승들이 차를 마셨다. 끽다문화는 지식인과 관료들에
             게도 영향을 미쳐 자연스럽게 다도의 문화가 형성되었다. 차 마시는 문화

             는 매일 식사하는 일처럼 일상화되어 ‘다반사茶飯事’라 하였고, 이후 송대

             의 선종 사찰에서는 다회茶會와 찻자리가 자주 열렸다.
               송宋의 자각종색慈覺宗賾 선사의 『선원청규禪苑淸規』에는 차를 대접하는
             다탕茶湯의 의례가 기록되어 있으며, 모든 행사의식에서 차의례를 진행하

             였다. 의례의 차는 좀 더 형식을 갖추도록 하였다. 몸을 단정히 하였고,

             서로 간에 읍揖(두 손을 맞잡아 얼굴 앞으로 들어올리고 허리를 앞으로 공손히 구부
             렸다가 몸을 펴면서 손을 내리는 예禮)하고 차를 마셨다. 서두르지 않으며 공경
             스러운 자세로 손님을 대하고, 손님은 손님의 예를 다하였다. 차는 끽다의

             일상은 물론 의례와 수행에서 늘 함께 하였으며, 정중함과 정성을 기본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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