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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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냄새가 나고 윤이 돌며, 단맛이 좋고 속이 든든하고 소화도
                  잘 되지요. 과하게 지은 밥은 누른 냄새, 탄내가 나기도 하죠. 먹을
                  수는 있지만 좋은 밥은 아니죠. 녹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적당하게

                  잘 익혀 낸 차는 좋은 향미를 가지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요. 속도

                  편안하고 몸도 따듯하게 합니다.”


               덜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중도中道의 지점을 찾아 차의 제맛을 내는 일은

             하루아침에 알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러 차례 차를 덖는 것은 그 과정마다

             차가 변화하는 과정을 잘 읽어 내 적확한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 덖는다는
             것은 본래 가지고 있는 생엽의 수분을 이용해 찻잎을 잘 익히는 것을 뜻한
             다. 처음 덖을 때는 찻잎의 산화효소 작용을 정지시키는 것이 주목적이다.

               첫 덖음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잎이 부분적으로 불그스름하거나 갈변하

             는 것을 볼 수 있다. 불 온도의 조절이 중요하고 고열로 발생하는 수증기
             로 덖는 손이 무척이나 뜨겁지만 차
             의 충분한 익힘이 우선이기에 차와

             함께 익는 손은 함부로 차솥에서 뺄

             수 없다. 자칫하면 찻잎이 타기 때문
             이다. 손으로 가야금 줄을 뜯고 튕겨
             야 하는 연주자가 처음 입문할 때 손

             가락 끝에 물집이 생기고, 피가 나고,

             굳은살이 베기는 과정이 여러 차례
             필요하듯, 차를 만드는 일에도 손이
             고온의 열기에  익숙해지기까지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8. 혜우전통차제다교육원장 혜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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