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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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의 연구를 ‘인공지능(Artifical Intelligence)이라고 불러주길 요청하면
서 AI라는 단어가 생겼습니다.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갖고 있는 자연 지능
(Natural Intelligence)과는 다른 개념으로 본 겁니다. 정보처리를 오로지 인
간의 뇌에 의존하던 시대에서 인간 뇌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학습 능력,
추론 능력, 지각 능력을 컴퓨터에 맡기고 보다 빠르고 편하게 정보를 처리
하고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1980년대에 들어 인공지능 연구
가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1990년대에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기술이 더욱
향상되었습니다. 여러분도 기억하시겠지만 97년도에는 IBM의 딥블루가
체스 세계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이겼고, 2011년도에는 IBM의 왓슨
이 퀴즈쇼 제퍼디에서 우승을 하였고, 2016년도에는 구글의 알파고가 바
둑으로 이세돌 9단을 이겼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생성형 AI(generative AI)가 등장하면서부터 AI가 쉽게
넘볼 수 없을 것이라 여겨졌던 인간 고유의 창작 영역이 순식간에 무너
지고 있는 듯합니다.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창작이야말로 고유한
인간의 능력이라고 믿어 왔고, 게다가 예술 분야야말로 인간만이 갖춘
고유성이라고 여겼는데, 이제 명령어 몇 개만 던져주면 더 빠르게, 더 좋
게,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멋진 것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좀 더 시
간이 지나면 어떤 게 더 좋은 건지의 판단조차도 AI에 내맡기고 마는 것은
아닐런지요?
반 결제를 지나니 대한 추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겨울 동장군을 이기
는 방법은 챗GPT에 물으시더라도 정진은 몸과 마음으로 해야겠지요. 눈
과 손가락만 쓰지 마시고 마음을 다해 정진에 더욱 힘을 쓰는 세월이 되시
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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