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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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 끊어져서 절대인 진여
묘용眞如妙用이 현발顯發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우리는 정
각正覺이라 하고 중도中道라
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마음속에
있는 번뇌망상만 버리면 그
만이지 금은보화는 도 닦는
이가 아무리 많이 가져도 상
관없다는 말인가 하고 혹 이
렇게도 생각할는지 모르겠습
사진 3. 방온龐蘊(? ~ 808) 거사. 당나라 때 호남성湖南省 형
양衡陽 사람이다. 니다. 그 말도 참 좋은 말이지
만 금은보화라는 패물을 지
니고 있으면 재물에 대한 욕심이 늘 붙어 있어서 마음속의 탐심을 버릴 수
없게 됩니다. 내 마음속의 탐심을 버리려면 바깥에 있는 물질적인 금은보
화 같은 물건까지도 버려야 합니다.
그래서 당唐나라의 방거사龐居士는 자기의 그 많은 모든 재산을 배에 싣
고 가서 동정호洞庭湖에 버리고는 대조리를 만들어서 장에 갖다 팔아 나날
의 생계를 이어 갔다고 합니다.
이와 같이 밖으로는 모든 물질까지도 다 버리는 동시에 안으로는 번뇌
망상을 다 버리게 되면 안팎이 함께 가난하게 됩니다. 이렇게 철두철미하
게 가난뱅이가 된다면 모든 것이 공해서 거기에는 항사묘용이 현전하지 않
으려야 않을 수 없으니, 이것이 곧 견성이며 성불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도
를 배우는 사람은 안팎으로 가난부터 먼저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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