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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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계속해서 세속적인
             삶을  살게  되면  세상을
             통일하는 위대한 왕이 될

             것이고,  만일  인생사의

             비참한 현실이나 출가수
             행자의 평온한 모습을 보
             게 되면 출가하여 위대한
                                      사진 1.  싯다르타 태자를 안고 출가를 예언하는 아시타 선인.
                                           2~3세기, 파키스탄 페샤와르 박물관.
             종교계의 스승, 부처님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버지 정반왕은 물론 아들이 위대한 왕이 되기를 바라서 왕자가 성 밖
             에 나가지 않고 궁중에서 호화로운 삶을 살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계절

             따라 세 개의 궁도 짓고 거기에 수많은 무희舞姬들을 두고, 16세인가 19세

             에는 아름다운 여인 야쇼다라를 배필로 정해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싯
             다르타 왕자는 이런 삶에 완전히 만족하지 못하고 인생의 궁극 의미를 곰
             곰이 생각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그러다가 30세쯤 바깥세상을 알아보고 싶어 부왕에게 성 밖 출입을 허

             락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부왕은 내키지 않았으나 다 큰아들의 소원을
             그대로 묵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가도록 허락하기 전에 일단 성 밖에
             서 왕자의 마음을 심란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모두 깨끗이 치우게 하고 나

             서 나가도록 했습니다.

               마부가 부리는 마차를 타고 동서남북 각각의 문을 통해 밖에 나가 보는
             것을 사문유관四門遊觀이라고 합니다. 왕의 명령으로 성 밖을 깨끗이 치우
             기는 했지만 신[淨居天, deva]들이 왕자가 이제 삶의 실상을 알아야 할 때

             라 판단하고, 처음에는 늙은 노인으로, 두 번째는 병든 사람으로, 세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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