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P. 81
고려 말 성리학자들의 불교 비판
이제현 : “근래의 승려들은
건물을 지을 일이 있으면 반
드시 권세가들의 힘을 빌려
백성들을 혹독하게 다그쳐
빨리 완성하려고만 하여 복
을 심는다는 것이 원망을 사
는 것임을 모른다. 하지만
목헌木軒대사는 그렇지 않아
말에 성의가 있고 대중들이
기꺼이 일에 참여하며 털끝
만치도 국가의 재물을 허비
하지 않는다.”
- 「중수개국율사기」, 『익제난고』 권6.
최해 : “세상 사람들이 불교
를 너무 지나치게 신앙하여
사진 1. 이제현 초상. 사진 문화재청.
배와 수레가 닿는 곳은 탑이
서로 이어져 있고, 그 무리들은 모두 권세와 부를 쫓아 백성들에게
해독을 끼치고 사대부를 노비 보듯이 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 유
학자들이 취할 바가 아니지만 어찌 부처의 허물이겠는가. 대개 부
처는 선을 행하기를 좋아하고 선하지 않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 「두타산간장암중영기」, 『동문선』 권68.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