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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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3. 정종섭 글씨, 「귀거래사첩」 (부분).
향으로 돌아와 쓴 「귀거래사歸去來辭」에 나오는 ‘각금시이작비覺今是而昨非’
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그렇다. 많은 오류와 판단의 착오를 거치고 비로소 제자리에 돌아왔을
때, 눈에 들어오는 말은 ‘지난 날 살아온 것에는 그릇된 것이 많고, 이를
깨달은 지금이야말로 바로 된 것(今是昨非)’이리라. 혜원선사와 서로 무
언無言의 미소微笑로 나누던 도연명이 「귀거래사」에서 써 놓은 마지막 부
분이다.
아, 이제 마무리를 할 때이로다.
이 몸이 세상에 기대어 있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고,
가고 머무는 것도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무엇 때문에 초조해하고 어디를 가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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