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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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다.
백련사의 동쪽 언덕에는 보조탑普照塔이
있는데, 이는 지눌화상의 것이 아니고 정
오丁午국사 무외無畏화상의 사리탑이다. 정
오국사도 호를 불일보조佛日普照라고 하여
사진 9. 송광사의 현판.
지눌화상과 혼동하기 쉽다. 요세화상이 백
련사에 보현도량을 연 때는 이미 지눌화상
이 입적한 후이기 때문에 지눌화상이 백련
사에 주석한 사실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다
산선생도 지적하였다.
여연스님과 사형사제간이 된 사연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넘어오는 길은
사진 10. 선암사의 현판. 양옆으로 키 작은 산 대나무들이 서 있고 간
간이 야생 차나무도 있다. 그야말로 대나무
잎에 영근 이슬이 죽로竹露이고, 이 차나무
잎으로 만든 차는 죽로차竹露茶이리라. 어
느 해인가 여연스님이 떨어진 동백이 넓은
비탈을 온통 뒤덮고 있으니 산에 붉은 양탄
자가 깔린 것과 같다며 어서 와서 나무 그
늘에서 차 한잔 하자고 하시던 목소리가 지
금도 귀에 쟁쟁하다.
여연스님은 일찍이 우리 차에 관심을 가
사진 11. 보림사의 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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