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1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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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는 내가 바라는 바가 아니고,
                  신선이 사는 곳을 찾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로다.
                  좋은 날에는 홀로 거닐어보기도 하며,

                  때로는 지팡이 세워두고 밭고랑 김을 매기도 한다.

                  동쪽 언덕에 올라 휘파람을 불어보기도 하고,
                  맑은 시냇가에 앉아 시를 읊어보기도 한다.
                  잠시 조물주의 수레를 탔다가 마침내 돌아가면 될 일이니,

                  천명대로 살면 될 뿐 더 의심하고 망설일 필요가 없도다.



                  이의호 已矣乎
                  우형우내복기시 寓形宇內復幾時

                  갈불위심임거류 曷不委心任去留

                  호위호황황욕하지 胡爲乎遑遑欲何之
                  부귀비오원 富貴非吾願

                  제향불가기 帝鄕不可期
                  회양진이고왕 懷良辰以孤往

                  혹식장이운자 或植杖而耘耔
                  등동고이서소 登東皐以舒嘯

                  임청류이부시 臨淸流而賦詩
                  요승화이귀진 聊乘化以歸盡

                  낙부천명복해의 樂夫天命復奚疑


               ‘차 한 잔 하시게(喫茶去)!’

               여연화상이 법제하여 보내 주신 작비차昨非茶 한 봉지가 도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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