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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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은 밥 얘기를 하는 것
             이고, 마음을 전하는 것은 직
             접 밥을 먹는 것과 같다고 하

             겠습니다. 육조스님도 늘 그

             렇게 말씀하셨거든요. “설식
             종불포說食終不飽, 밥 이야기
             만 천날만날 해 봐야 끝내 배

             부를 리 없다.”는 말입니다.

             밥 얘기만 하지 말고 밥을 직
             접 먹어라, 이 말입니다. 부
             처님 말씀도 결국 직접 밥을

             먹어야 배가 부르듯이 스스

             로가 바로 깨쳐야 합니다. 밥
             이야기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경經만  전공하다
                                          사진 1. 서산대사 청허휴정淸虛休靜(1520〜1604).
             보면 거기에만 정신이 팔려

             가지고 실제 밥 먹는 것을 등한시하는 경향이 많아요. 그렇게 되면 밥 이
             야기 천날만날 해도 배가 안 부르는 격이지만, 경經 한 장 못 보았어도 밥
             한 숟가락 직접 떠먹는 것이 실질적으로 이익이 있다는 말입니다.

               선과 교는 그렇게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선은 교외별전敎外別傳, 부처

             님 말씀을 담은 교 밖에 별도로 전한 것입니다. 교외별전이라는 것은 불교
             가 전해지는 중간에 만들어진 것인가, 아니면 부처님 당시에도 그런 사실
             이 있었나 하는 점을 우리가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부처님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 첫 결집結集 과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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