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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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1분 만에 상대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응원
소리는 마치 홈경기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경기장을 쩌렁쩌렁 울렸습니다.
패색이 짙던 후반 추가시간에 조규성 선수가 극적인 헤딩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는 연장전으로 갔습니다. 그동안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공격수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조규성 선수에 대한 악플이 넘쳐났는데, 이 한 방으로 모
든 허물이 벗어졌습니다.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이 승부
차기에 돌입해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를 4대 2로 물리치자 그렇게 시
끄럽던 경기장은 무거운 침묵 속으로 가라앉았습니다.
2월 3일 0시에 시작된 호주와의 8강전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과
다름없었습니다.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8강전 경기에서 전반전에 1점을 먼저 내주고, 후반전에 추가시
간이 6분 주어졌는데, 2분을 남기고 손흥민이 상대 수비수의 파울을 유도
해 얻어낸 패널티킥을 황희찬 선수가 성공시켜 극적으로 1대 1 동점을 만
들었습니다. 이어 연장전 전반 14분에 손흥민 선수가 골에리어 밖 3미터
지점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어 찬 볼이 앞을 가로막으며 골대를 지키고 있
던 호주 선수들의 머리 위로 날카롭게 날아가 좌측 골대로 빨려 들어가는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한밤중에 숨죽여 경기를 지켜보던 대한민국을 들썩
거리게 한 멋진 골이었습니다. 정말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짜릿한 역
전골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해서 4강에 올랐습니다. 여기에 모 신
문기사의 일부를 옮겨봅니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역대 최강으로 꼽히는 월드클래스급 선
수들로 대표단을 꾸렸는데도 전·후반 90분 이내에 승부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추가시간과 연장전, 때로는 승부차기까지 끌고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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