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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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앉았습니다.
문득 2022년 12월 중순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극적으
로 포르투칼을 2대 1로 꺾고 16강에 진출하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검은
색 얼굴 보호대를 한 주장 손흥민 선수의 어시스트 골을 넘겨받은 황희찬
선수가 역전골을 성공하고도 10여 분간 숨죽여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를
지켜보던 순간, 16강 진출이 확정되었을 때의 감격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
나갔습니다. 그때의 감동을 떠올리며 오늘도 요르단과의 4강 대결에서 넉
넉히 승리하기를 기대하면서 중계를 기다렸습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에 우리나라가 우승하기를 바라는 주장
손흥민의 각오가 언뜻언뜻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4강전에서 거
둔 성과는 기대 이하였습니다.
2023년 AFC 카타르 아시안컵 대회에서 우리나라는 요르단, 말레이시
아, 바레인으로 구성된 E조 그룹에 속했습니다. 조별 리그에서도 바레인
과는 3대 1, 요르단과는 2대 2 무승부, 말레이시아와는 3대 3 무승부로 1
승 2무에 그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요르단전에서는 2대 1로 끌
려다니다가 추가시간 1분 만에 겨우 1골을 만회하여 2대 2 무승부를 연출
하였습니다. 말레이시아전에서도 3대 2로 이기다가 추가시간에 1골을 허
용하여 3대 3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는 당초 E조
1위가 유력했지만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하여 축구팬들로부터 큰 우려의 소
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E조 경기가 끝나고 우리나라는 1월 31일 새벽 1시에 F조 1위인 사우디
아라비아와 토너먼트 16강전을 치렀습니다. FIFA 랭킹으로 보면 우리나
라가 훨씬 앞서 있지만 아시안컵 대회에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한 번
도 이겨 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전반전을 0대 0으로 마쳤으나 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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