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고경 - 2024년 3월호 Vol. 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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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삶의 구조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
             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지옥, 축생,
             아귀, 아수라, 인간, 천상계라는 서로 다

             른 여섯 개 영역들은 각각 독립된 지위와

             본성을 부여받고 있으며, 그들 사이에는
             엄연히 위계적 가치 질서가 존재한다.
               동물들과 인간은 각각 서로 다른 영역

             을 차지하고 있으며, 불교에서는 전자보

             다 후자로 태어나는 것을 확실히 선호한
             다. 그런 점에서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은
                                                    사진 3.  데미온 키온의 책
             말 그대로 하나의 특권으로까지 인식되                        Buddhist Ethics:
                                                         A Very Short Introduction .
             고 있다. 그러나 인간으로의 환생이 다른

             영역의 존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하더라도 오직 인
             간만이 도덕적 고려의 대상이라는 결론에 곧바로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여섯 가지 영역으로 구분되는 삶의 수레바퀴는 존재들 간의 상징적 차별

             을 표상하고 있는 것이지 인간 중심주의적인 가치만을 강조하고 있는 것

             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데미언 키온에 따르면 동식물을 포함한 자연세계에 대한 불교의 태도는
                                                 2)
             복합적이고 때로는 모순적이기까지 하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불교의 궁
             극적 목적이 세속적 고통으로부터의 완전한 해탈을 추구하는 종교라는 사

             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 말해 자연세계는 열반에 이르는 과정에
             서 하나의 도구적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뿐 그것 자체가 곧 불교의 관




             2) 데미언 키온 지음, 졸역, 『불교 응용윤리학 입문(Buddhist Ethics: A Very Short Introduction)』(2007), pp.7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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