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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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번뇌 망상이 없는 마
음을 불생不生이라고 합니다. 번
뇌 망상이 일어나지 않아 마음
이 맑은 상태, 마치 맑게 정수된
물처럼 속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상태에서 오로지 화두 일념으로
정진해야 합니다. 이것을 얼마
만큼 철절히 신뢰하느냐에 따라
사진 2. 1997년 9월 21일 강화도 연등국제선원 개원
식 때 원융스님과 함께. 부처님처럼 6년 고행을 할 수 있
는 힘이 생겨나기도 하고, 성철
큰스님처럼 정좌불와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간절함과 응집력이 생명
종종 참선하는 분들로부터 한
몇 년 해 봤는데 처음엔 집중도
사진 3. 1998년 11월 9일 성철스님 사리탑 회향식 후
(왼쪽부터 원영, 원융, 필자, 원택스님).
잘 되고 마음이 시원했는데, 이
제는 재미도 없고 별 소득도 없
다고 하는 말을 듣곤 합니다. 법회에 와서 법문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지
고, 경전을 보면 감로수 같은 말씀이 담겨 있고, 가까운 도반이 뜻하지 않
게 닥친 불행이나 고통을 참선을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고 나도 한번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하면 결과는 뻔합니다.
처음엔 뭔가 되는 듯하지만 어느 새 화두는 사라지고 번뇌 망상이 그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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