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4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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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시 정확한 표현은 아니란 점도 밝혀지고 있다. 병이 든 닭은 스스로 진
통제가 든 모이를 골라 먹는다고 한다. 이는 닭들이 진통제가 고통을 없애
주고 다시 힘을 북돋우어 준다는 사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는 증거다.
얼마나 많은 닭이 산 채로 목숨을 잃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맛있
는 치킨이 되기에 앞서 닭들이 겪는 고통은 정말 끔찍하다는 것이다.
(2) 삼겹살의 대상이 되는 돼지의 경우
식육용으로 길러지는 돼지의 90% 이상이 콘크리트와 강철로 만든 좁아
터진 축사 안에서 평생 동안 갇혀 지낸다. 그래 봤자 고작 몇 달 내지는 십
수 개월에 불과하지만 말이다. 그들은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바깥나
들이를 하지 못한다. 또 최대한 빨리 도축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살
코기를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성장 호르몬을 주사하는 것도 농장 주인들
의 빼놓을 수 없는 일과다.
도축장 인부들의 전언에 의하면 돼지는 아주 영리해서 자신에게 무슨 일
이 일어날지를 미리 알고 어떻게든 마지막 순간을 모면해 보려고 발버둥
치다가 어느 한순간 체념한 듯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 짧고 슬픈 일
생을 마감한다고 했다. 오직 삼겹살의 재료가 되기 위한 돼지들의 삶은 너
무나 가엾다.
(3) 등심과 불고기로 먹히는 소의 경우
공장식 사육장에서 입맛 다시는 인간들의 미각 충족을 위해 살찌움을 당
하고 있는 소들의 신세도 닭이나 돼지처럼 비참하기 이를 데 없다. 배설물
로 진흙탕이 된 좁은 우리 속에 갇혀 도축될 날만을 기다리는 소들은 자신
들의 슬픈 운명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육도전생의 윤회를 믿고 있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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