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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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연구결과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다만 상용화 단계를 거론하기에는 아직 조금
이른 감이 없지 않은 것 같다. 이에 대해 제인 구
달은 궁극적으로 채식주의를 선택하는 길만이 한
정된 자원을 이용하면서 살아야 하는 인류의 미
래를 담보할 가장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역설한
다. 앞에서 봤듯이 고기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과
정에서는 동물과 물고기의 기본적인 생존권만 희
생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먹는 인간들의 인성
과 건강까지 위협받게 됨을 유념할 필요가 있을 사진 4. 제인 구달 외, 김은영
옮김, 『희망의 밥상』
것이다. (사이언스북스, 2008).
이쯤에서 우리는 한 가지 도덕적 합의사항에 동의하고 넘어갈 것을 제
안한다. 그것은 앞으로 동물과 물고기를 대하는 방식을 둘러싼 윤리학적
논의가 어떻게 전개되든지 간에 다른 생명체들과 함께 하나의 자연집단에
불과한 인간 공동체가 현재와 같은 모습 그대로 계속 그들을 다루어서는
안 된다는, 도덕적 성찰과 실천의 주문이다. 이런 생명 중심 사고의 원형
은 불교의 ‘불살생계’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음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
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나친 육식은 줄이고, 다소 불편하더라도 채식은 늘려가는
방향으로 우리의 음식문화를 개선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균형
잡힌 삶의 태도는 불교에서 말하는 중도中道적 가치의 구체적 실현에 해당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아무려면 우리 불자들은 육식보다는 채
식을 더 선호할 것으로 믿는다. 2,500년 전의 가르침이 오늘날의 윤리적
쟁점들에서도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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