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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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는데, 네 시간 동안 탔습니
             다. 이게 그런데 내가 네 시
             간 동안 석가모니불을 하는

             데, 시간이 그 정도 지났는지

             한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고
             열심히 분위기에 빠져서 목
             탁을 치고 정근을 했어요.
                                         사진 9.  경주 흥륜사 혜해스님(가운데, 1921〜2020). 봉암사 극
                                              락전에서 왼손가락 소신공양 모습이 뚜렷하다.
               그래 어떤 스님이 나중에

             나와서 말하는 걸 들으니까
             네 시간 지났다고 그래요. 혜
             해스님이 손가락 하나 태우

             는데 옆 손가락이 데였어요.

             그래서 손가락 두 개가 탔습
             니다,  옆에  데여서.  그런데          사진10. 봉암사결사 당시를 회고하는 묘엄명사(2010).
             내가 아무 냄새를 못 맡았어

             요. 네 시간을 손가락 태웠는데, 나는 와서 방에서 앉았는데, 혜해스님이

             날 보고 “아우, 왜 목탁을 안 치고 염불을 안 했느냐?”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아우, 내가 목탁치고 ‘석가모니불’ 정근을 스님 바로 옆에
             서 했는데, 스님 못 들었어요?” 그러니까, 하나도 안 들리더랍니다. 바늘

             끝으로 콕 찔려도 온몸이 오싹해지는데, 생사람 손가락이 타들어가는데 무

             슨 소리가 들리겠습니까? 그 스님 손가락 한 마디 뼈가 뾰족하게 남았어
             요. 살은 데여서 다 벗겨지고요. 남은 뼈는 병원 가서 떼 냈습니다. 그때
             부처님이 내려오셔서 감사하는 것 같은 그런 벅찬 환희를 느꼈어요. 그날

             봉암사에 석가모니불 명호로 가득 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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