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4 - 고경 - 2024년 4월호 Vol.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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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 안 하겠느냐?”고. 그래
도 나는 “안 합니다.” 했어요.
(웃음) 죽비로 등짝 때리고, 젓
가락으로 문을 잠궈 놓고는 내
대답 듣기 전에 한 사람도 못 나
간다고 했어요. “최고집이 있다
사진 8. 봉녕사 약왕보살상.
고 하더니 이고집이로구나.”
그래 나중에 내가 대답하기를 “불법도 아무것도 아니면 죽음밖에 더 있겠
습니까? 죽겠습니다. 그런데 나 혼자 안 죽고 원자탄을 두 개 구해 가지고
동양 서양에다가 던지고 싹 다 죽여버리겠다.”고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성
철스님께서 “그래? 중노릇은 하겠다. 어디 다른 데 나가거나 그렇지는 않
겠구나.”고 말씀하셨어요.
혜해스님의 소신공양
약상보살도 온몸으로 심지를 삼아서 기름을 뿌리고 소신연비燒身燃臂를
했잖아요. 그런 것처럼 이런 것도 있구나 해서 내가 온몸에 소름이 쫙 끼
치더라고요. 신계사서 중이 됐다는 혜해 스님, 경주 흥륜사 이차돈 머리 떨
어진 데 거기 있는 그 스님인데, 자기가 “세세생생에 악업을 참회하는 뜻
으로 연비를 하겠다.”고 했어요. 그 스님 지금 손가락 두 개가 없거든요.
청담스님이 여기 손가락에 삼베를, 초를 만들어서 벌꿀 밀 있잖아요, 그 밀
을 가지고 초를 만들어 손가락 심지로 해서 끼웠어요. 그 봉암사 극락전에
서 나는 목탁을 치면서 ‘석가모니불’ 정근을 하고, 혜해스님은 거기에 불을
붙였어요. 청담스님이 만든 초를 혜해스님 손가락을 심지로 해서 불을 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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