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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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고운사 사천왕상
염부제閻浮提에서 각기 발우鉢盂를 가지고 내려와 싯다르타에게 발우를 바
쳤는데, 이런 설화에 근거하여 간다라미술에서는 사천왕은 머리에 터번을
쓰고 높은 신분의 의복을 입고 싯다르타에게 발우를 공손히 바치는 모습
으로 조각되어 표현되었다. 나중에 불교가 동아시아 국가로 전래되면서 이
사천왕은 불법佛法의 수호자로서의 이미지가 강조되어 험상궂은 인상에
근육질을 한 무장武將으로 표현되었다.
천왕문에 사천왕을 봉안하는 경우에는 목조 조각상이나 흙으로 만든 조
상으로 세우기도 하고 그림으로 그려 놓기도 한다. 동서남북의 사방을 관
장하는 천왕이 각 방위에 나뉘어 배치되어 있지 않고 천왕문의 건물 속에
모두 모여 있는 것은 일주문부터 본전까지 일직선으로 전각을 배치하는 가
람구조로 인하여 천왕문을 세운 곳에 사천왕상을 모두 모아두면서 그렇게
되었다. 자바Java섬의 보로부두르Borobudur 유적에서 보는 바와 같이, 사
방에서 쌓아 올리는 구조물에서 수미산 전체를 표현하고자 한다면 사천왕
이 지키는 산중턱에서는 4명의 천왕들을 동서남북으로 각기 흩어 배치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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