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고경 - 2024년 5월호 Vol.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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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요. 내가 어떤 남자하고
실랑이하는 소리를 듣고, 묘
찬스님이 나물 뜯다가 쫓아
와서 “왜 이러느냐?”고 그러
니까, 내가 “이 사람들이 밥
하고 빨래하러 따라가자 합
니다.” 묘찬스님이 나보다
네 살 더 먹었거든요.
사진 5. 진주옥봉고분군. 어린 시절 생활하던 집 옆에 있던
그 사람들이 자기 목적을
고분군.
달성을 해야 되는데 묘찬스
님이 “나는 시집도 갔고 애도 낳아 봤고 그러니까 나를 데리고 가라.”고 도
반을 위해서 자기가 가겠다는 거라요. “나를 데리고 가지, 이 사람은 수행
하도록 놔두시오.”라고요. 그러다가 묘찬스님이 마구 울었어요. 날 놔두고
지 데리고 가라고 하는데 “만약 안 간다고 하면 너희 둘 다 죽이겠다.” 그
러더라고요. 그래서 “죽이려면 죽여라.”고 그랬는데 그이가 총 끝을 내 머
리에 대더라고요. 대니까 그만 천지가 새카매지더라고요. 놀라고 무서운
경우에 닿으면 천지가 깜깜해진다는 소리를 체험했어요. 아무것도 안 보
이더라고요. 내가 이래서 안 되겠다 하고는 마음으로 능엄주를 열심히 하
고 또 화두를 생각했어요. 능엄주와 화두가 범벅이 되었지요. 이제는 죽었
다, 꼼짝없이 죽는 거라요.
나는 못 따라가겠다고 하고, 묘찬스님은 자기가 가겠다고 하면서 “이 이
는 좀 놔두라.”고 실랑이를 했지요. 그래 “그 총을 놓으라.”고 그랬는데 그
시간이 참 길었어요. 사실 잠깐인데. 이제 그 사람이 총을 놓고 웃으면서
“사실은 내가 경찰이요.” 이러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묘찬스님이 그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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