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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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8.  문수암 법당에서 바라본 청담스님 사리탑과 약사여래상.

             태워 줘서 대구까지 왔습니다. 대구에 왔는데 한참 전투가 있을 때 거든요.

             대구까지 와서 우리 사형님이 이제 여기까지 왔으니까 “너는 혼자 진주로

             가라. 그래서 진주로 가서 다시 고성에 가면 되지 않나, 누굴 데리고.”
               그래서 내려가니까 내가 안정사로 갔어요. 안정사에 계시는 줄 알고요.
             안정사로 가서 “묘엄이 왔습니다.” 그러니까 성철스님이 깜짝 놀라시더라

             고요. 그러시면서 “아우, 네가 살아있냐?” 그러시더라고요. 들어가서 저녁

             밥을 먹고 나니까 “문수암에서 느그 스님이 얼마나 걱정하고 있는 줄 아
             나? 이천왕씨들아.” 그러면서 가라 해요.
               그때는 문수암에 전화도 전기도 없었거든요. 해가 다 졌는데. 문수암까

             지는 꽤 멀었거든요. 그래도 걸어가야 했지요. 그때는 난리 중이라서 버스

             도 없었어요. 그래서 못 가겠다고 하니까, 저 동네 가서 할매를 하나 데리
             고 가라고 그래요. 그래서 문수암에 올라간 시간이 새벽 1시인가 그래요.
             할매는 동네에서 떼 놓고 혼자 문수암에 올라갔어요. 가니까 청담스님이

             놀래시더라고요. 그래서 “살아있었구나!” 하시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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