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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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것은 스승의 차원으로 들어
가는 제대로 된 입실이 이루어졌
다는 말이 된다.
손오공이 찾아가니 스승이 이것
을 확인한다. 그러면서 말한다. “앞
에서 잠이나 잘 것이지, 뒤쪽에 와
서 무엇하는 거냐?” 앞에서 잠을
자는 일은 분별지가 잠들었다는
뜻이다. 뒤쪽으로 찾아오는 일은
무분별지가 열렸다는 뜻이다. 나
사진 5. 공자의 입실제자 안회. 와 세계가 융합된 진정한 나를 확
인하는 것이 ‘뒤에서 깨어 있는 일’
인 것이다.
수보리 조사는 이러한 야반3경의 점검으로 손오공의 체험이 진실한 것임
을 검증완료한다. 입실하게 된 것이다. 이에 제자는 스승과 하나가 된다. 그
사이에 생각이 끼어들 틈은 없다. 손오공은 침상으로 돌아와 외친다. “모두
일어나라. 날이 밝았다.” 이제 그는 스승의 분신이다. 그럼에도 그 도착한
곳에 머무를 수는 없다. 진리와 한 몸이 되는 길에는 오로지 향상만 있을
뿐 머무를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공자의 입실 제자인 안회는 말한다.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으시고[仰之彌高], 뚫을수록 더욱 단단하시다
[鑽之彌堅]. 바라보면 바로 앞에 있는가 하다가[瞻之在前], 홀연히 뒤
에 계신다[忽焉在後]. …마치 높이 솟은 산과 같아[如有所立卓爾], 따라
오르고자 해도[雖欲從之], 그게 참 막막하다[末由也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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