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9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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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비 내리도다.”라고 결어했다.
               그는 수행은 “자신을 믿고, 스스로
             닦아서 스스로 깨달아야만 한다.”고

             하며, “믿는다는 것은 부처나 조사에
                                                 사진 4.  난계도륭이 상당설법을 했던 교토 건
             게 전하지 않으면서도 전하는 오묘함                      인사. 사진: 교토관광 Navi.
             이 있음을 믿는 것이요, 닦는다는 것은 자신이 이르고자 하지만 아직 이르
             지 못한 경지를 닦음이요, 깨닫는다는 것은 바로 지금 머리를 어지럽히고

             헛된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을 깨닫는 일”이라고 한다.(『원형석서』)

               난계의 수행론은 무엇보다도 후지안밍[胡建明]이 말하듯 돈오점수에 의
             거한 수증론에 기반하고 있다.(「난계도륭 선사의 법어·규칙의 묵적과 사상」) 이
             는 규봉종밀의 『선원제전집도서』나 지눌의 『수심결』에 잘 나타나 있다.

               선은 모름지기 불성, 자성, 여래장을 드러내는 행위다. 중생은 이미 본

             래면목의 본각을 체험하고 있다. 무시이래의 무명에 뒤덮여 그것을 자각
             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무루의 본성을 회두반조回頭返照하는 것, 그것이
             참선이다. 그렇다고 돈오돈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선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이전투구하는 다수 중생들의 눈을 뜨게 해주고, 갈지자의 삶의

             행보를 바르게 세워 불지를 향하도록 도와주는 일인 것이다. 그것은 어떤
             특별한 자의 소유가 아닌 것으로 업에 의해 구속된 원초적 자유, 임운등등
             무애자재의 삶을 회복하도록 하는 하나의 방편이다. 난계는 이 점을 친절

             하게 전하고 있다.



               난계가 남긴 유계 5개조



               그는 열반 전에 「유계遺誡 5개조」를 수시垂示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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