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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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유력자일 것으로 추측되
                                            는  사마젠몬(左馬禪門)에게  보내
                                            는 법어에는 “참된 도는 원래 고

                                            원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며, 도를

                                            밝히는 것은 사람에게 있다.”고
                                            한다. 참선은 진리를 알고자 하는
                                            인간이 발달시킨 최고의 방법 중
          사진 1. 임제종의 순수선을 전하는 선사禪寺 건장사.
                                            하나이기도 한 것이다. 그는 이

          서신에서 제불제성은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도를 성취했다고 하며, 『능엄
          경』과 『금강경』을 들어 이야기하고 있다.
           제자들이 집성한 그의 설법집인 『대각록』에서는 오조법연이 제시한 “동

          산에 있는 물소가 창살을 넘어가고 있다.”는 공안을 참구하여 깨달았다고

          한다. 이는 『무문관』 38칙인 우과창령牛過窓櫺으로 소의 머리, 뿔, 네 발은
          다 빠져나왔지만 꼬리가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를 묻는 공안이다. 서신에
          서 “세밀하게 자신을 재삼 돌아보라.”는 말은 수행의 흔적마저 감추는 선

          의 본래면목을 간절히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난계는 『변도청규辨道淸規』를 통해 일본선문을 확립하고자 했다. 이는
          중국 선승이 일본에서 최초로 편찬한 청규다. 『대각록』에는 들어 있지 않
          았지만, 여러 사찰에 흩어진 것을 모아 후대에 복원을 했다. 더불어 참

          선의 기본 지침이라고 할 수 있는 『좌선의坐禪儀』를 찬술했다. 이는 일본

          에 와서 머물던 하카타의 원각선사에 있을 때 작성했다. 난계는 좌선의
          서두에서 “좌선은 말하자면 대안락의 법문이다.”라고 운을 뗀다. 좌선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음에서 다음까지 안락하지 못하다.

           그 이유는 이것저것 마음이 헤매게 되어 여러 가지 생각이 분주하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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