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7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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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좌선에 들어
가도 마음이 산만해 개미가 집을 들락날락하
는 것처럼 아래위로 요란해진다. 즉, 마음이
정해지지 않는다. 난계는 단호하게 “네가 주
체적인 자신을 가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진하
고자 하기 때문에 손발을 놓을 곳이 없는 것
이다.”라고 한다. 역시 마음이 몸을 지배할
수 있음을 난계는 분명히 제시한다. 선의 기
반을 다지기 위해 많은 선사들이 이구동성으
로 말하듯 평상의 계를 중시한다.
몸이 바르게 정리된 상태에서 존재하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도록 한다. “너의 일개
사진 2. 난계도륭의 화상, 건장사 소장.
무상한 신체를 바라보라. 가죽은 근육을 감
싸고, 근육에는 뼈가 있다. 근맥과 골수에 의해 이 신체가 만들어졌다. 후
일 죽어서 불태워 없어지면 너는 어디에 존재하는가?”라고 묻는다. 무상
관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석존이 결정적으로 출가를 결심한 것도 『아
함경』에서는 죽음을 본 뒤라고 한다. 무상에서 무아로 바로 직입하는 것만
큼 빠른 길도 없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는 선은 일반인에게도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수행이다.
마음 다스림은 궁정을 지키는 것과 같다
난계는 이어 좌선에 들어가기 전의 준비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말한
다. 주로 마음의 자세를 설한다.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도록 할 것인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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