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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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앞에서 말한 오매일여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가? 몽중일여만 되
             어도 모든 마음 작용이 사라진 무상정無想定이니 겉으로 볼 때는 ‘일념불생
             전후제단’과 같은 경계이며,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숙면일여의 자재

             보살 이상이 되어도 ‘일념불생 전후제단’의 경계입니다. 그러나 아직 이 단

             계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 아니어서 여기에서 다시 살아나 깨쳐야 합니다.
             자재보살 이상의 멸진정滅盡定에서 오매일여를 성취하여야 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니 이 경계를 선종에서는 ‘죽은 데서 다시 살아난다[死中得活]’고

             합니다.

               ‘일념불생 전후제단’이 되어 대무심지에 이르렀다고 해도 거기서 살아나
             지 못하면 이 사람은 크게 죽은 사람[大死底人]입니다. 크게 죽은 사람은 구
             경각을 성취하지 못하였으며, 도道를 이루지 못하였으며, 견성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이만한 경계에 도달하려고 해도 참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

             고 또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죽어서 살아나지 못한다면 이것은 도가 아니
             고 견성이 아니라고 고불고조古佛古祖가 한결같이 말씀하시고 있습니다.
             하물며 번뇌가 그대로 있는 경계에서 견성을 했다든지 도를 이루었다든지

             하면 이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 크게 죽은 경계에서 참

             으로 살아나야 합니다.
               번뇌망상이 그대로 있는 것을 가지고 공부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
             람은 아직 죽지도 못한 사람입니다. 죽어서 살아나지 못한 사람도 도가 아

             닌데 아직 죽지도 못한 사람은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언구를 의심하지 않는 것이 큰 병



               원오스님은 오조법연 스님이 “훈풍이 남쪽에서 불어오는구나” 라고 법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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