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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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이미 자성의 작용을 알았으면 생사를 벗어나야 하는데, 눈감을 땐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10.  이미 생사를 벗어났으면 가는 곳을 알아야 한다. 사대는 각각 흩어

                져 어디로 가는가?



           태고스님은 공부를 하여 20여 년 만인 40여 세에 오매일여가 되고 그 후
          확철히 깨쳤습니다. 깨치고 보니 당시 고려의 큰스님들이 자기 마음에 들

          지 않았습니다. 자기를 인가印可해 줄 스님도 없고, 자기 공부를 알 스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으로 가 임제정맥을 바로 이어서 돌아왔습니다. 태
          고스님 같은 분은 우리나라에서 나신 스님이지만 깨치고 바로 알고 바로 가
          르치신 분이라 하겠습니다. 그 스님은 항상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점점 오매일여한 때에 이르렀어도 다만 화두하는 마음을 여의지
              않음이 중요하다. - 『태고록』



           이 한마디에 스님의 공부가 들어 있습니다. 공부를 하여 오매일여한 경

          계에 들어 잠이 아무리 들어도 일여한 경계에서도 화두는 모르는 것입니
          다. 누구든지 오매일여가 되었다 해도 거기서 만족하지 말고 본분종사를
          찾아가서 참으로 바로 깨쳤는지를 점검받아야 합니다.

           태고스님이나 나옹스님은 고려 말엽의 큰스님들로서 열심히 정진하였

          으며 나중에 중국에 가서 인가를 받은 스님들로서 선종의 정통을 바로 이
          은 스님들입니다. 그런 큰스님들이 공부를 가르치는 데도 오매일여를 많
          이 말씀하셨으니 오매일여의 관문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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