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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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옹스님의 공부십절목


           지금까지 거론한 스님들은 중국스님들이니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가 하는 것을 나옹懶翁(1320〜1376) 스님과 태고太古(1301〜1382) 스님의 말씀

          으로 들어보겠습니다. 먼저 나옹스님의 말씀입니다.


              공부가 이미 동정動靜에 간격이 없으며 오매寤寐에 항상 일여하여

              접촉하여도 흩어지지 아니하고 넓고 아득하여도 없어지지 아니한

              다. 마치 개가 뜨거운 기름솥을 보는 것과 같아서 핥을래야 핥을
              수 없고 버리려야 버릴 수 없는 것과 같은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합

              당한가?    - 『나옹록』



           나옹懶翁 스님이 공부해 나아가는 정도를 열 단계로 나누어 ‘공부십절
          목工夫十節目’을 작성하여 수도의 지침이 되게 하였는데 이것은 그 제6절
          목입니다. 참선하여 도를 깨치는 데에는 오매일여의 경계를 통과함을 필

          수조건으로 삼으니, 만일 이것을 통과하지 못하면 견성이 아니며 도를

          깨친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공부십절목’의 나머지는 다음과 같습
          니다.



            1.  세상 모든 사람들은 모양을 보면 그 모양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

               리를 들으면 그 소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모양과 소
               리를 벗어날 수 있을까?
            2.  이미 소리와 모양에서 벗어났으면 반드시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어

               떻게 그 바른 공부를 시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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