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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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배경은 이러하다. 제16대 법
주가 해외포교에 주력하며 구미 제
국에서 티베트 불교 신드롬을 일으
키다가 1981년 시카고에서 열반하
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이후 법주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로 오랜 기다
사진 6. 제14대 달라이 라마 & 제17대 까르마빠.
림의 시간이 지나갔다. 이윽고 신
탁으로 약속된 1992년이 되자 까르마빠의 4명 섭정攝政들의 위탁을 받은
대표단은 길을 떠나 신비스러운 현상을 쫓아 동부 티베트에서 6세짜리 아
이를 찾아내어 룸텍이 아닌 출푸라캉으로 데리고 갔다.
그리곤 여러 가지 초과학적 검증을 거친 후, 그 아이가 바로 제16대 까
르마빠의 영혼을 가진 ‘뚤꾸’로 인정하고 다음 해에 달라이 라마와 중국 당
국의 인정 아래 티베트 불교의 총본산인 라싸의 조캉사원에서 수계식을 하
고 출푸사원에서 제17대 법좌에 앉는 진산식을 거행하였다.
그렇게 평온한 나날이 흘러갔고 소년은 특수교육을 받으면서 준수한 까
르마빠로 성장하였다. 이때가 1997년인데, 이때 필자는 라싸의 티베트대
학에서 수학 중에 있었고, 그에 관한 다큐멘타리 리빙붓다(Living Buddha)
를 보았기에 관심을 가지고 출푸라캉을 방문하여 그를 만나보았다. 그러
7)
나 당시만 해도 이어지는 후일담을 그 누가 예견할 수 있었으랴?
2000년 정초 내가 홍천강의 우거에서 졸저 『티베트 역사 산책』의 탈고
를 눈앞에 두고 꽁꽁 언 홍천강을 바라보며 새천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
을 즈음, 반갑고도 놀라운 외신이 연이어 들어왔다. 바로 그가 몇 명의 측
7) 「수미산순례기」 29회, 『佛光』(2000년 3월호)과 졸저 『티베트의 역사 산책』(2003년, 정신세계사)에 자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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