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고경 - 2024년 6월호 Vol.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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꿔 다시 태어난다고 확신하기에 그가 열반
하여 바르도(Bardo) 기간 중에 수태되었다
고 여겨지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전생자轉
生者를 찾아다닌다. 이때 동원되는 방법으
로는 신통력 있는 신탁승神託僧인 네충사
제의 신탁과 해몽, 전임자의 생전의 언동,
후생자의 언행이나 전생자의 소유물을 감
별하는 능력 등을 종합하여 전생자를 선출
4)
한다. 그들이 바로 ‘뚤꾸’이다. 이렇게 일
사진 3. 제1대 까르마빠 두슘켄포 소상
(출푸사원 소장).
단 뽑힌 복수의 대상자는 전대의 법주를
모신 적이 있는 학덕이 뛰어난 고승들로부터 특수교육을 받고 나서 때가
되면 그중 한 명을 낙점하여 법주로 추대한다.
이렇게 비밀스러운 밀교의 전통대로 전생과 후생, 스승과 제자 사이의
전승제도는 면면히 이어 내려와 현재 17대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한 영혼
을 가지고 여러 생을 몸만 바꾸어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한 논란은 시작되었다.
까르마-까규 분파의 총본산 출푸(Tsurphu) 사원
까르마 분파의 총본산은 티베트 라싸에서 70k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
4) ‘뚤꾸’에 대한 경전의 기록으로는 『사마디라자 수트라(삼매왕경)』에 전하는 바에 의하면, “홍안의 나라에
가르침이 내릴 것이니/관세음보살을 따르리라/사자의 포효보살/까르마빠로 나타난다/그는 선정으로
이들을 다스릴 테니/그를 보고 듣고 만지고 기억하는 자는 환희에 이를 것이다.” 또한 『랑카 수트라(능
가경)』에는 “승복을 입고 검은 왕관을 쓴/그는 모든 중생들을 끊임없이 이롭게 하리니/일천 부처의 가
르침이 지속되는 한 이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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