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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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유운림 吾道有雲林


               대산 선생의 시는 자연의 풍광을 읊는 데 에토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성

             리학性理學의 도학적道學的 경지를 나타내는 것에 그 근본을 두었다. 이는

             주자 선생의 시나 퇴계 선생의 시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도문일치道文
             一致를 추구하는 문이재도文以載道의 발현이었다. 이외에도 여러 문도들과
             고운사를 유람하면서 여러 수의 시를 짓기도 했는데, 그중 가허루駕虛樓를

             읊은 시도 있다. 가운루는 이 당시에 가허루로 불렀다.



                  등운산에 와 본 지도 삼년이 흘렀는데
                  때로 꿈결에서 빈 누대를 맴돌곤 했다네

                  스님과 마주 앉아 몇 번이나 법어 듣고

                  일 없을 땐 향 피우고 불가 책도 읽어 보네
                  비 온 후의 물소리는 앉아서도 들리고
                  밝은 달빛에 숲 그림자는 섬돌 위에 흔들리네

                  그대 말했던 누대에 오르니 흥취에 젖어들어

                  밤중에도 황홀한 기운으로 신선이 된 것 같다네



                  일별운산삼재여 一別雲山三載餘
                  유시혼몽요루허 有時魂夢繞樓虛

                  기번대탑청승화 幾番對榻聽僧話
                  무사분향간도서 無事焚香看道書

                  우과수성당좌기 雨過水聲當座起
                  월명임영상계소 月明林影上階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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