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8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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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겐은 또한 “지금의 산수는 고불
                                         이 말한 바의 현현顯現이다. 함께 법
                                         위法位에 머물며, 그 공덕을 완전하

                                         게 이루었다. 그것은 이 세계 성립 이

                                         전의 소식이며, 지금도 또한 살아 있
                                         는 것으로 그 현현은 고금을 관통하
          사진 6.  필사본 『정법안장』, 구마모토 현립미
              술관 소장.
                                         고 있다.”고 한다. (『정법안장』 산수경山
          水經 편) 현성공안은 도겐의 절대긍정의 세계관을 보여준다. 그 절대 위에

          인간을 비롯한 모든 존재가 살려지고 있다. 그는 이 진리야말로 불조대대
          로 바르게 전해지고, 지관타좌에 의해 확연히 열려진다고 한다. 이는 고대
          에 만연해 있던 천태본각 사상을 흡수한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일본 고대

          불교의 몰락에는 일체만물一切萬物이 부처라고 하는 본각사상本覺思想에 의

          해 수행을 등한시하는 풍조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지관타좌를 강조하는
          이면에는 이에 대한 철저한 반성도 한몫하고 있다.



            달마종의 합류로 발전의 토대 확립



           이처럼 철저한 도겐의 사상은 당대에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원형석
          서』에는 한쪽도 되지 않는 내용으로 소개되어 있다. 발전의 토대가 된 것

          은 달마종의 합류였다. 도겐의 후계자가 된 고운에조는 달마종에 출가한

          자였다. 여러 불법을 공부한 그는 순수선을 찾아서 도겐 문하에 입문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달마종의 여러 승려들도 합류하여 승단 확립에 공헌했다.
           에조는 사후 열반탑 조성을 허락하지 않아 결국 도겐의 탑 주위에 산골

          했다. 이후, 뎃츠기카기徹通義介가 법통을 물려받았으나 교단 내의 의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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