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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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중요하시다며 새벽 정진을 빠지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곳에 살 때 많은 스님들이 왕래하였는데 해인사 출신의 스님들이 오
          시면 품위가 있고 법도가 있어 아주 돋보였습니다. 이때 해인사 출신의 도

          봉스님이 오셨는데 토굴에서 고행정진을 하다가 건강이 나빠져서 건강을

          회복하러 오셨다고 했습니다. 법당에서 의식을 담당하는 노전盧殿을 맏으
          셨고 아주 심성이 착하신 좋은 스님이었습니다. 소납하고는 금방 친해졌
          는데, 출가를 위해 행자생활을 하고 있는 것을 알고 범어사도 좋지만 마을

          과 너무 가깝고 해인사에 가면 금생에 만나기 힘든 이판사판의 걸출한 스

          님들이 계시는데 성철, 자운, 혜암, 일타, 영암스님이라고 하며 그곳에 가
          서 경전을 배우는 승가대학을 마치고 선원에서 참선할 것을 권유하였습니
          다. 며칠간 고심하다가 이것도 인연이다 싶어서 청련암의 행자생활을 정

          리하고 야반도주를 하여 해인사의 큰절로 갔습니다. 나중에 사미계를 받

          고 범어사에 가서 양익스님과 정여스님께 인사를 드리니 아주 반가워하시
          고 중노릇 잘하라고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땀으로 흠뻑 젖은 해인사 행자 신고식



           그때 해인사 주지는 현경스님이었고 행자실로 안내하는데 행자들이 20
          명이 넘었습니다. 궁현당의 행자실에 행자들이 너무 많아서 원주실과 회

          계 재무스님이 사용하는 끝방에 빈방이 있어서 제2의 행자실로 쓰는데 ‘하

          심下心’이라고 쓰인 액자 앞으로 행자반장이 안내하면서 행자실 규칙이라
          며 하루종일 묵언默言하고 잠자는 시간 외에 12시간 꿇어앉아 있으라고 해
          서 그대로 하였습니다. 다음날 독성각獨聖閣에 가서 3000배를 하라고 해서

          아침 8시에 가서 시작하니 밤 8시에 끝이 나서 12시간이 걸렸습니다.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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