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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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놓지 않아야 할 본질적인 실체가 아닐까? 그 순간 구도자는 진리와
그에 대한 체험을 특별한 무엇으로 규정하는 함정에 떨어져 버리는 것이
다. 자신이 남다른 체험을 한 특별한 존재라는 자부심이 일어나고 그것에
의한 자기 무장이 일어난다. 여기에 그를 떠받드는 대중들이 가세하면 타
는 불에 기름 끼얹기가 된다. 이렇게 하여 화과산 수렴동에 자아숭배의 왕
국이 건립된 것이다.
여의봉과 자아의 형제들
손오공이 자신에게 맞는
무기가 없어 고심하자 네
명의 신하들이 말한다. “대
왕께 신통력이 있으시다면
우리 이 철판교 아래의 물
이 동해의 용궁으로 통하니
그곳으로 가보십시오. 용왕
을 만나 무엇인가 무기가
될 것을 내놓으라 하면 마
음에 맞는 것이 있지 않겠
습니까?” 이에 손오공은 동
해 용왕에게 가서 여의봉을
받아낸다. 그것은 바라는
대로 늘어나고 줄어들며,
크게 하면 우주를 채우고, 사진 3. 용궁에서 탈취한 여의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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