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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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강암 봉우리가 모두 불교 이름을 하고 있어 이곳이 불국토임을 말하고
          있다. 문장대文藏臺, 입석대立石臺, 경업대慶業臺, 배석대拜石臺, 학소대鶴巢
          臺, 신선대神仙臺, 봉황대鳳凰臺, 산호대珊瑚臺 등 8개의 화강암 바위로 된 높

          은 대臺는 각가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천왕봉 골짜기에서 나온 물은 동쪽으로는 낙동강 상류로 가고, 북쪽으
          로는 한강 상류로 흐르며, 남쪽으로는 금강 상류가 되어 천고千古의 세월
          을 흐르고 있다. 바위산에 계곡이 많으니 자연 석문石門들도 많아 속리산

          에는 내석문內石門, 외석문外石門, 상환석문上歡石門, 상고석문上庫石門, 상

          고외석문上庫外石門, 비로석문毘盧石門, 금강석문金剛石門, 추래석문墜來石門
          등 이름만 붙은 것도 8개가 있고, 계류가 굽이치는 지점마다 세워진 다리
          들도 자연 속에 스며들어 산자수명山紫水明한 풍경을 더하였다. 솜씨 좋은

          화사畵師가 이를 그리면 금강산에 뒤지지 않을 산수경이리라. 어쩌면 때 묻

          지 않은 골짜기 어디쯤 복숭아꽃 만발한 도화원桃花園이 있었을지도 모르
          고, 신선神仙이 내려와 살았을지도 모른다.



            문인 묵객들이 군자의 덕을 키우던 산



           그래서 옛날부터 많은 선비들과 문인, 묵객들이 찾아와 요산요수樂山樂
          水로 군자의 덕을 키우기도 했고, 선계仙界의 깊은 산속으로 와 학문과 수

          양에 힘쓰고 문장과 그림을 남기기도 했다. 고려시대의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  석재石齋  박효수朴孝修(?∼?),  조선시대의  나재懶齋  채수蔡壽
          (1449∼1515), 충암冲庵 김정金淨(1486∼1521), 대곡大谷 성운成運(1497∼1579), 금계錦
          溪 황준량黃俊良(1517∼1563), 낙재樂齋 서사원徐思遠(1550∼1615), 청육靑陸 김덕

          겸金德謙(1552∼1633), 이계伊溪 남몽뢰南夢賚(1620∼1681), 손와損窩 최석항崔錫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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