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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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벗, 즉 지음知音은 이를 두고 말하는 것이리라. 공자孔子(BCE
551∼BCE 479)가 ‘벗이 멀리에서 찾아오니 그 얼마나 즐거운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라고 한 것은 이를 두고 말하는 것이다. 도道를 추구함에 간담상
조肝膽相照하고 의기투합意氣投合하는 벗,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아는
벗, 말이 필요 없는 벗, 마주하지 않아도 서로를 아는 벗. 바로 그런 벗이
자기를 찾아왔을 때의 기쁨이란 밥 먹던 숟가락도 던지고 버선발로 사립
문으로 뛰어나가는 희열喜悅이다.
영남의 선비들이 속리산으로 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정충필 선생은
당대의 거유巨儒 대산大山 이상정李象靖(1711∼1781) 선생의 문하에서 동문
수학한 순암順庵 이헌유李憲儒(1733∼1804) 선생이 옥천현감沃川縣監으로
사진 3. 속리산 법주사 전경. 사진: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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