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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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3.  1983년 1월 해인사승가대학 졸업식. 두 번째 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필자.
             다가 다락방에서 불빛이 새어 나오니 다락문을 여신 겁니다. 소납이 보고
             있던 책을 확 뺏어 살펴보시고는 “좋은 책을 보고 있구나.” 하시고는 책을
             돌려주셨습니다. 아마도 이때 큰스님께선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행자인
             줄 알고 승가대학에 가는 것을 허락하신 것 같고, 큰스님의 상좌가 된 것
             은 신심이 돈독했던 아버지께서 저세상에 가서도 출가한 아들이 훌륭한 스
             승을 만나도록 음덕을 베풀어 주신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큰스님을 모신 회고담에 대하여 원고 청탁이 들어오면 오래 전
             에  월간 『해인』, 『가야산 호랑이를 만나다』, 『백련불교논집』 등의 책에 3~5
             회 정도 발표한 적이 있는데, 그것을 인용하면서 성철스님을 모신 이야기
             를 하겠습니다.
                낡디낡은 큰스님 내복을 태워 버린 아쉬움
                  큰스님의 일상생활은 독일의 철학자 칸트처럼 시계 초침과 같이
                  정확하고 규칙적이었다. 새벽 2시쯤 일어나서 3시에 108참회를
                  하고, 정해진 시간에 무염식無鹽食으로 소량의 공양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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