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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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려서는 안 됩니다. 행行·주住·좌坐·와臥·어語·묵默·동動·정靜
간에, 즉 내가 어떤 상태에 있던지 늘 화두에 대한 의심을 품고 있어야 합
니다.
이렇게 애를 써서 마침내 “가슴속이 온통 화두에 대한 의심으로 가득 차
있다.”, “이제는 일부러 화두에 대한 의심을 짓지 않아도 이미 생겨난 의심
이 내 가슴에서 떠나질 않는다.”, “무슨 일을 하든지 화두에 대한 의심으로
꽉 차 있는 마음에서 하게 된다.”라는 상태가 되면 비로소 ‘힘을 얻었다’,
즉 ‘득력得力을 했다’라고 합니다. 득력이 되면 공부의 성취는 시간문제라
고 합니다.
성철 큰스님은 불교의 목적은 깨달음, 즉 성불成佛에 있다고 누누이 강
조하신 분입니다. 각자 자기 속에 있는 무진장無盡藏한 보물을 찾아야 한다
고 하셨습니다. 그 찾는 방법으로써 비중 있게 제시한 것이 바로 참선이었
습니다.
이렇게 성철 큰스님께서 참선을 해야 하고, 화두를 들어야 한다고 강조
하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자기 자신의 본래 모습을 깨치는 것’, 이것
이 공부의 요체要諦요 생명인데, 이것으로 바로 들어가자는 것입니다. 에
둘러가지 말고 공부의 요체를 향하여 곧바로 실행해 가자는 것입니다. 화
두 참선은 이러한 수행법입니다. 공부 수행을 하다가 이런저런 곡절曲折을
만나면, 그에 따른 현실적 방편을 찾아 이것저것 해보면서 깊이를 더해가
지 못하고 겉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부에 대한 초심初心을 잃고, 현실적
문제 해결이나 사상적 관념에 빠지는 일종의 주主를 잃어버리고, 부副를 쫓
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은 늘 본분사本分事를 잃지 말고, 어떤 상황이나 경
계에서도 마음은 늘 그걸 향해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직접적으로 가는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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