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P. 36

『   』 제136호 |                  불교 문헌의 언어를 비롯하여 모
            붓다·원효·혜능·성철에게 묻고 듣다 8 |
                                         든 언어를 음미할 때 언제나 적용해
                                         야 할 원칙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는, <모든 언어는 그 내용을 발생시
          언어를 음미하는                       키는 조건들을 포착하여 그 조건들

          두 가지 원칙                        과 연관시켜 이해해야 한다>라는 것
                                         이다. 이 원칙은 붓다가 밝혀준 ‘조건

                                         인과적 사유’, 즉 연기적 사유의 적용
          박태원
          울산대 명예교수                       이다. 두 번째는, <모든 언어의 지시
                                         내용은 동사적·관계적 사태로 읽어
                                         야 한다>라는 것이다. 이 원칙은 ‘불

                                         변·절대의 본질이나 실재를 설정하

                                         지 않고 변화·관계의 현상에서 문
                                         제를 해결하는 것이 진리의 길’이라
                                         는 중도적 사유의 적용이다.

                                           40년 넘게 불교를 탐구해 오면서

                                         눈뜨게 된 소중한 원칙이다. 이 원칙
                                         들을 적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붓다
                                         와의 대화’와 ‘불교 탐구’, 나아가 ‘진

           박태원   고려대에서 불교철학으로 석·         리 탐구의 여정’이 새로운 국면에 접
           박사 취득. 울산대 철학과에서 불교, 노
           자, 장자 강의. 주요 저서로는 『원효전        어들 수 있었다. 이 두 원칙은 인간
           서 번역』, 『대승기신론사상연구』, 『원효,
                                         의 모든 언어를 다룰 때 유효하다.
           하나로 만나는 길을 열다』, 『돈점 진리담
           론』, 『원효의 화쟁철학』, 『원효의 통섭철      연기적 사유와 중도적 사유는 인간
           학』, 『선禪 수행이란 무엇인가?-이해수
           행과 마음수행』 등이 있다.               이 마주하는 모든 현상의 ‘사실 그대



          34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