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3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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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이 낮에 나타나 하늘에 비쳤다.” 하고, 또 “소격전에서 북두초례北斗醮
禮를 베풀고 3일 동안 재계齋戒 하였다.”고 하였다. 연복사 불상이 땀을 흘
리고 금성이 낮에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자, 도교 의식을 담당하
는 소격전에서 일월성신에게 제사 지내는 초례를 설행했던 것 같다.
이처럼 땀 흘리는 불상에 관한 보고가 계속 올라오자 1415년 7월 28일
에 태종은 “사사寺社를 혁파할 때에는 땀이 나지 않더니 지금 어째서 땀이
나는가? 불상에서 땀이 나는 것은 특별한 현상이 아니니 괴이할 것이 없
다.”며 불신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위의 기록에서 보듯이 조선 전기 태조 대로부터
세종대까지 땀 흘리는 불상에 관한 기록이 24회나 보이다가 더 이상 나
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땀 흘리는 불상이 없지 않았을 터인
데 『실록』에 기록이 보이지 않다가, 200여 년이 지난 인조 대에 이르러
다시 나타난다. 조선 후기 땀 흘리는 불상에 관한 기록은 아래와 같이 13
회 나타난다.
인조: 1회
13년 (1635) 2월 23일 : “보은 속리사 장륙불상이 땀을 비 오듯 흘리
자, 감사가 보고서를 올렸다.”
효종: 5회
10년 (1659) 3월 28일 : “합천 해인사 불상과 석탑과 대장경판본이 3
일 동안 땀을 흘렸다. 대구 팔공산의 모든 사찰 불상도 땀을
흘렸다. 관찰사가 계속해서 알렸다.”
10년 (1659) 윤 3월 3일 : “임금이 이르기를, ‘재이災異의 발생이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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