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7 - 고경 - 2024년 8월호 Vol.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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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태쓰라고 그러더군요. 전달하러 오신 분한테 내가 “건축가에게 이미
             돈은 다 치뤘습니다.” 하니까 어디에 쓰시든지 도비 100만 원과 시비 100
             만 원을 수령해 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단청도 하고 27평 짜리 대웅전을

             지었습니다.

               그 자리에 요사채 하나가 있었는데 다 헐어버리고 마침내 대웅전을 낙
             성했어요. 그런데 법당 지어주셨던 그분이 암으로 병원에 계셨어요. 내가
             병원에 가니까 그분이 “내가 스님한테 500만 원 받고 절 지어준 게 후회막

             급”이라고 하고는 그 이튿날 돌아가셨어요. 그렇게 차차 부산 왕자메리야

             스 보살 덕분에 건물을 짓게 되었고, 그 건축가가 건물을 지어주었고, 도
             지사님이 도와주셨지요. 본래 매립이 돼 있는 것처럼 서류처리를 해버렸
             어요. 본래 산사태가 나서 메꿔진 것처럼 처리를 했습니다. 그 후로 여기

             가 차차차 살기가 나아졌습니다.

               내가 학인들을 많이 가르쳐도 신도들에 대해서는 설법하거나 이런 거를
             뭐 안 해봤거든요. 그러는데 여기 있으니까 신도들이 모이면 관음재일날,
             초하루, 보름 설법을 해야 되겠더라고요. 아무것도 안 듣고 밥만 먹고 가

             면 “아고~ 그 절에 김치 맛이 좋더라.” 하는 것만 남지요. 그래서 내가 초

             하루, 보름 법문하고 포살布薩도 우리 식구들끼리 모여서 하고 차차 절 모
             습을 가꾸다 보니까 이렇게 저절로 된 겁니다.
               신도들의 도움으로 여유가 있는 분들은 좀 많이 해주고 적게도 해주고

             그랬어요. 내가 참 “도와주시오.”라는 말을 잘 못했어요. 다른 절에는 사무

             실에 서까래 한 개 얼마, 대들보 한 개 얼마 써 붙여 놓거든요. 그런 것을
             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신도들이 “이 스님들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
             면서 거들어 주고, 또 상좌가 생기고 모두 학교 졸업하고 와서 권속도 늘

             고 그렇게 해서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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