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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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한다는 불교의 이상을 희곡처럼 5막 14장으로 엮은 것이 『유마경』                     4)

          입니다.
            『유마경』의 주인공 유마 거사는 대승불교의 종교적 이상형으로 재가

          신자이자 부자였습니다. 불경 가운데 재가자가 주인공인 불경은 『유마
          경』과 『승만경』뿐이라 둘 다 중요한 경전으로 여겨집니다. 유마힐이 병상

          에 누웠을 때, 세존의 명으로 문수보살과 32명의 보살이 수행하여 유마
          거사와 주고받은 문답이 『유마경』입니다. 희곡처럼 문답으로 되어 있어서

          그 맛을 보기 위해 조금 인용해 보겠습니다.



               유마의 집에 천녀天女가 한 명 살고 있었다. 천녀는 보살들의 설법
               을 듣고 기쁨에 가득 차서, 자신의 실제 몸을 나타내고 하늘 꽃을

               이들 대보살과 대제자들 위에 흩뿌렸다. 그러자 보살들 몸에 뿌려
               진 꽃은 땅에 떨어졌지만, 대제자들 몸에 뿌려진 꽃은 그들에게 붙

               어 떨어지지 않았다. 모든 대제자들은 신통력을 발휘하여 이 꽃을
               떨어뜨리려고 하였지만 떨어지지 않았다. 천녀가 사리불舍利弗 에
                                                                     5)
               게 물었다.

               “왜 꽃을 떼어내려고 하십니까?”
               사리불이 대답했다.








          4)   『維摩經』은 구마라집 역 『維摩詰所說經』(406)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玄奘 역으로는 『說無
             垢稱經』(650)이 있다. ‘維摩詰’이란 산스크리트어 ‘비말라키르티’를 음사한 것이고, ‘無垢稱’은
             의역한 이름이다.
          5)   사리불은 붓다의 10대 제자 중 한 명으로 ‘지혜 제일’이라고 불린다. 샤리푸트라, 즉 ‘샤리의 아
             들’이라는 뜻이다. 한역 문헌에서는 사리불舍利弗, 사리자舍利子로 음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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