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9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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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 다시는 의심하지 않으리
물론 꽃을 보고 깨달은 사람
도 있습니다. 당나라의 영운선사
(9세기)는 복사꽃을 보고 깨달았
습니다. 20년, 30년 참선하고도
깨치지 못했는데 복사꽃을 한 번
보고 깨쳤다니 이 얼마나 황당
하고도 행복한 소식입니까. 위산
(771~853) 문하에 앙산(807~883)과
향엄(?~898)이 유명하지만 영운(?)
도 그들 못지않으며, 가장 널리
애송되는 오도송을 남겼습니다.
영운은 위산의 설법을 듣고
밤낮으로 피로를 잊고, 마치 돌
사진 2. 복사꽃 한 번 보고 깨달은 사람도 있다네.
아가신 부모를 그리워하는 것처
럼 정진하니, 그와 견줄 수 있는 이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30년
동안 정진해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무심히 고개를 들어 복사꽃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아,
원래 이것이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그는 기쁨을 이기지 못해 게송을
한 수 지었습니다.
삼십 년 동안이나 검劍을 찾아 헤맸으니
꽃 피고 싹 트는 것 몇 번이나 보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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