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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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인구는 많고 자원은 별로 없어 패배의식에 젖어 있던 국민들에게 우
리도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고 5천 년 가난을
물리친 대통령이라고 말씀하신 적은 있습니다.
법보시를 통해 끊임없는 대중교화를 하신 큰스님
5공화국 때 진보 좌파 인사들은 성철스님이 로마 교황이나 김수환 추
기경처럼 대중 앞에 나서서 소신을 밝히지 않고 산속에서 칩거만 한다
고 비판하는 소리도 많았지만, 그것은 큰스님의 타고난 기질에 의한 것
일 뿐 성철스님께서 대중교화를 멈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세계적인
불교학자였던 일본의 나까무라 하지메(中村元)는 종교지도자에는 두 가지
스타일이 있는데, 철저히 은둔하며 사는 수행자와 반대로 대중과 더불
어 동고동락하는 유형으로, 그것은 각자 타고난 기질에서 나오는 것이라
고 『불타의 세계』에서 밝히고 있습니다.
종교인으로서 사람들의 숭앙을 한 몸에 모으고 있는 인물에는 두
가지 형이 있다. 하나는 자기를 다스리는 데 지극히 엄격하여 외부
와의 접촉을 완전히 끊은 채 수도에만 전념하여 무엇인가 신비로운
위엄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형이다. 또 하나는 자기를 다스리는 데
에도 물론 엄격하지만, 일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면서 그 속에서 스
며나오는 가르침을 사람들과의 접촉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심어가
는 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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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中村元 著·김지견 역, 『佛陀의 世界』(김영사 1984. pp.20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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