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5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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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신도나 이성異性의 수행자가 출입

             하는 것은 부처님 당시부터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성철스님도 이

             규칙에 충실하셨으며, 한여름철에
             큰스님 방문이 열려 있는데 어쩌다

             가 무심결에 젊은 보살이나 젊은 비
             구니 스님들이 큰스님 방에 혼자서

             들어오면 잘못되었다고 훈계하시고
             상좌들이 생활하는 큰방으로 건너

             와서 면담을 하셨습니다. 사람은 정                  사진 1.  성철스님의 상좌로서의 본분도리를
                                                      다하길 서원하는 원소스님.
             情의 동물이기 때문에 혼자 자주 만
             나다 보면 남녀노소와 승속을 가릴 것 없이 사고가 생기기 쉽습니다. 이
             것은 사소한 것 같지만 윤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볶아 지길래!! 얼카 지길래!




                백련암에 살면서 큰스님께 세 번 혼난 일이 있습니다. 하나는 예비군
             동원훈련을 받기 위해 합천부대에 갔다 와서 피곤해서 아침예불을 한
             번 빠진 일이고, 그 다음은 전날 울력을 많이 해서 예불을 두 번 빠졌다

             가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큰스님께서는 부처님에 대한 신심信心이 없는

             것을 굉장히 싫어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군불에 관한 것입니다. 겨울에는 큰스님 방

             의 온도를 섭씨 20도로 맞춰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싸락눈이 내리
             고 매섭게 추운 날이어서 평소에 아궁이에 넣는 장작보다 몇 개 더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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